목포중 15회, 고 13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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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35. 안니우엠 (사랑합니다) - 제 3 회 -
글쓴이 손봉암  2015-04-30 10:08:27, 조회 : 3,992

                                               드라마
                                                  안 니 우 엠 ! (사랑합니다! : Vietnamese)

                                                               극 본 :   손 정 도
                  
                                                          나오는 사람들 :  다수
                  
                                  

                                                                    제 3 회

              
              S# 45.   뒤채 / 앞마당
            마당 밖에서 마당 안으로 서서히 다가가는 전체 풍경.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활짝 열린 싸리문을 지
            나 마당 중앙으로 진입한다. 먼저 도착한 오토바이 옆에 세운다.
            남자와 뒷좌석에서 젊은 여자가 내려 서로 안전모를 벗고, 오토바이 위에 내려놓는다. 뒤따라 걷던 젊은 여
            자는 마주 보이는 방으로 향하다말고
            머뭇거리며 뒤채 뒤 편 쪽을 관심 있게 바라본다.

              S# 46.   뒤채 / 뒷마당
             뒷마당 울타리 편에서 부금옥이 화분대 위의 화분 10개와 바닥의 10개쯤에 전지가위를 들고 나무 손질을
            한다. 상한 잎도 4~5차례 떼 낸다.
            화분의 절반은 물통, 바게스, 큰 사발에 어린 나무가 심겨져있다.

              S# 47.   방안
             방 중앙. 둥그런 5인용 밥상에 맥주, 음료수, 다과 등이 펼쳐져있다. 먼저 도착한 이복남이 다과상 앞에 앉
             으려는 두 남녀를 향하여,
이복남    병석이 형, 늦었수. 용산역에서 같이 출발했는데.
조병석    당연하지,(고개로 여자를 가리키며) 야, 숙녀하고 오이까 속도를 낼 수 엄찌.
송몽섭    한남동에서 나룻배 타고 오면 금방인데, 그 자식들 때문에 용산역으로, 말죽거리로, 빙글빙글 돌아오이까
             시간이 좀 걸린다아이가.
             ➜듣던 여자가 장의록을 향하여,
김방을    왠 예쁜 처녀? 나무까지 기르나? 여기 얼마나 오래오래 있껐다고...
장의록    (피식 웃으며) 저애? 으응, 사정이 있어. 마 그렇게 하라고 인심 썼다. 여긴 밥 묵는 일 말고 뭐 할 일이 있
             냐? 안 채 양계장 일 좀 거들어 주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마.
김방을    솜씨가 아마추어 같지 않아. 얼핏 보아도 우리 아빠 분재 다루는 솜씨정도는 됐어.
조병석    잠깐 보고 퍼뜩 알아보이 니도 아마추어가 아닌가봐. 방을이 니, 설마 사정도 모리고 저 아 한테 (턱을 올
             려 방밖을 가리키며) 질투는 아니겄지? (웃음)
김방을    선배는? 씨알데 없는... 그딴 농담 하지마.
조병석    아니면 미얀코.
             ➜오른손을 편 채, 여자 쪽으로 든다. 이어서 조병석은 맥주 한 모금 입에 넣더니 정색을 하며,
조병석    고마, 화제 돌리자.
             ➜고개를 돌려 송몽섭을 째리듯이 바라본다.
송몽섭    알았어 행님. (양팔을 밥상 위에 올리며) 마동철이 인자 혼수상태에서 겨우 의식이 돌아왔어. 죽기나 식물
             인간이 되는 줄 알았다아이가.
             그래도 아직은 모리겄다만 뇌신경이 우찌된 건지 가족도 몬 알아보이 걱정이다.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바뀐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이,
이복남    강병수도 장난이 아니다마. 빠져삣던(탈골) 양쪽 어깨가 수술을 했다 케도 중심이 요래(오른손으로 기울어
             진 표시) 기울어졌어. 고올치 아프게 생겼다마.
송몽섭    형사하고 갸들 친구들이 니네 집으로, 학교로, 니 찾을라꼬 혈안이 돼서 뒤지고 다닌다.
이복남    마동철 삼촌이 내무부에 있다케. 형사들을 차고 다니는 글마도 마동철 맨크로 독종이라 쿠더라.
             ➜그간의 소식을 전해주는 친구들 사이에서 장의록도 한마디 한다.
장의록    살았다이 다행이다. 찾아가서 사과하고 법의 심판도 받아야겠어.
송몽섭    (두 손바닥을 저의며) 안 돼, 지금은 말고 더 있다가 합의 본 담에 나오니라. 우찌 됐건 정당방위라 케도 사
             건이 너무 컸다아이가.
             ➜ 장의록이 즉각 말을 받는다.  
장의록    그렇지만 며칠만 더 보고 나갈 끼다. 합의가 안 된다고 한없이 숨어 살 수는 엄쓸 끼고,
             선배를 그리 했으이 미안키도 하고 자수 할란다.
송몽섭    그래도 기왕 피신하고 있으이 좀 더 기다리자마. 갸들 병원에 가봐라. 매일 사람들이 병실에 꽉 찬다. 용광
             로 같이 불길이 고마 이글거리더라.
             ➜ 완강하게 말린다.
이복남    병석이 선배가 향우회 회장에 출마도 했고, 당선이 됐으이,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모두 책임진다 쿠
             더라.
             ➜ 조병석을 돌아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이복남    병원에서 두 사람 평생 치료비가 나와도 다 물겠다고 하는데 씨알이 안 먹히니... 의록이 니한테 먼저 응분
             의 처벌을 받게 하겄다꼬 서슬이 시퍼렇다. 당분간 합의는 어려울 끼다.
             ➜ 송몽섭이 다시 말을 받는다.
송몽섭    그렇다꼬 의록이 네 발 빠른 성격에 혼자 어떤 결정도 내리지 말그라. 니가 이리 된 건 우리를 대표해서 싸
             웠쓰이께네 우리 모두의 일 아이가! 우리가 직발 당사자는 아니니까
             수시로 파악해서 알려 줄 테이 그때 결정하자. 그러이 조금 더 쉬그라. 공부도 하고, 이 공기 좋은 곳에서
             저 제주도아가씨가 시중도 잘하고 있으이.
             ➜ 힐끗 부금옥 쪽을 바라본다. 이어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동석한 여자 친구를 게슴츠레하게 째린다.
장의록    차암, (한숨 쉬듯) 강병수하고 내는 악연 인 것 같다. 어렸을 찍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당했
             지. 국민학교 일학년 때.
             ➜ 말머리를 돌린다. 이때 향우회 여자 친구 김방을이 놓치지 않고 묻는다.
김방을    어렸을 찍에도 만났던 사이가?
장의록    응, 만났지. 내는 진주 중원동, 병수 글마는 망경동 달동네에서 살았어. 그때는 내가 진짜 죽을 뻔 했데이.
             (잠시 쉼) 그 뒤에도 만났고. 또 중학교 때는 진주종합 체육관에서
             병수는 유도를 배우고, 내는 당수, 권투, 유도, 세 가지를 했는데 유도장에서 병수하고 부딪치니까,
             또 보기 싫고 하이 치워버렸다.
조병석    무신 소리냐? 처음 듣는 소리다. 그리 오랜 사이인데...  
             ➜ 김방을도 연달아 묻는다.
김방을    우리한테 말해주라. 지금 벌어진 일도 있고 하니 알아야 될 일 아닌가?
장의록    그렇기도 하다마는 사연이 길다.
             ➜ 친구들을 한 차례 돌아보고 나서,
장의록    그때 초등학교 때는 야, 몽섭이도 있었다.(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하자면 시간이 조금 필요 하이
             까 나중에 대포 한 잔 하면서 들려 주꾸마.
김방을    말해봐라.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꼬? 합의할 때 필요할지도 모리잖나?
             ➜ 재촉한다. 이때 송몽섭이 눈을 크게 뜨고 힘 있게 나선다.
송몽섭    그 얘기, 남강에서?
장의록    그래. 그 얘기지.
송몽섭    내가 말할 게. 내가 잘 알지. 그래도 되나 의록아?
장의록    몽섭이 니가 산 증인이니까...  됐다마, 다음에 얘기하자.
             ➜ 친구에게 넘기며 중단시킨다.

              S# 48.   남강 (영상 : 회상)
             강변, 장대비가 쏟아지는 거대한 바위에서 팬티 차림을 한 세 명의 소년(초등학생). 그중 한 명(강병수)이
             미끄러져 바위 아래 강물에 빠진 채 허우적댄다.
             3~4미터 떨어져 지켜보는 소년(송몽섭)은 위험하여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해 한다. 이때 바
             위 위에 나타난 소년(장의록)이 5미터가 넘는 긴 막대기를 구해 가지고 바위 아래로 서둘러 내려온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지켜보던 소년의 손을 붙잡고 막대기를 강물에 빠진 소년을 향하여 건넨다.
             잡힐 듯 말 듯 한참을 내밀더니 물속의 소년이 겨우 붙잡는다.
             소년(장의록)이 막대기를 조심조심 당기자 물에 빠진 소년이 가까스로 바위에 도착한다.
             그는 날렵한 바위 모서리를 신속하게 붙잡고는 막대기를 옆 강물로 팽개친다.
             이때 막대기를 붙잡고 있던 소년이 뿌리친 막대기의 반동으로 곡예 하듯 춤을 추더니,
             이번에는 구해준 소년이 강물에 빠진다.
             강물에서 소년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위기탈출한 소년(강병수)은 바위에 오르자 물에 빠진 소년(장의록)
             과 기겁을 하는 소년(송몽섭)을 본체만체 뒤로 하고
             바위 위로 올라가 강변 밖으로 줄행랑 쳐버린다.

              S# 49.   방안
장의록    아참 복남아, 서울 집에는 누가 있디나?    
이복남    니 어무이, 수녀원 누나하고 나가셨다 쿠더라. 여기 오실지도 모리겄다. 와?
장의록    아니야. 누나하고 어제 다녀가셨어. 어무이한테는 미얀코 누나한테 부탁이 있는데 깜박 잊어서 그래.
             ➜ 이때 조병석이 부탁이 있다는 말에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인다.
송몽섭    수녀 누나가 우리들 기도 많이 하것다. 대학 나왔지, 부자 집 딸이지, 인물 좋지, 의록이 니 하고 외동아들,
             외동딸, 그란데 왜 수녀가 되셨을꼬?
             ➜ 고개를 기우리며 애교스럽게 말하는 송몽섭 옆에서 김방을이,  
김방을    시끄럽다. 신앙심은 이해 못하는 분야거든, 명숙언니를 내는 무지 존경하거든.

              S# 50.   방 밖 / 마루
            조병석이 장의록을 마루로 불러내어 돈 봉투를 건넨다. 사양하는 장의록에게 모기소리로,
조병석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얼마든지. 어무이나 누나한테 부탁하지 말그라.
            ➜ 부피가 많은 봉투를 가슴에 안기며 어깨를 감싼다.

              S# 51.   방 안
김방을    명숙 언니는 여고생 시절부터 쭉 봉사하던 ‘고아원’에 어,(머뭇) 매일 가신데.
             ➜ 이복남은 말이 끝나기 전에 엉뚱한 화제를 꺼낸다.
이복남    한 번 묻자. 종교 이야기. 방을이가 대답해주가?                
             ➜ 김방을과 모두 이복남을 의아하게 쏘아 본다.
이복남    방을이는 태교신앙에 종교음악을 전공하고 있으이까 대답하겄지.
             ➜ 주위를 빙 돌아본 다음에 김방을에게 정색을 하며,
이복남    그리스도교의 본질이 뭐냐? 그러이까 천주교나 기독교를 한마디로 말해줄 수 있겄나?
김방을    갑자기 뭐라카노, 무신론자가?
             ➜ 김방을은 시선을 피한다.
이복남    방을이 니 생각을 말해 봐라. 궁금했다. 어떤 종교라든지, 어떤 신앙이라든지, 한 두 마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김방을    내에 참, 모린다.(크게) 알고 싶으면 공부해라. 맨날 미팅이나 다니고...
             ➜ 조병석이 불쑥 나선다.
조병석    하나님 인격을 학습하는 신앙!
             ➜말을 내놓고 겸연쩍어 한다. 그러나 김방을은 만족한다는 듯이 미소짓는다.
             이때 장의록이 방에 들어오며,
장의록    오늘은 궁둥이가 무겁네. 나가자는 소리 않고 오래 있으이...
김방을    뭐라카노, 니 없으이 야가(이복남을 턱으로 가리키며) 요상한 말만 한다아이가.  
송몽섭    그라먼 병석이 행님, 말죽거리로 나가입시더.
조병석    그라지 뭐. 가까운 데는 그 집밖에 더 있노?          
김방을    그 집? 대포 집?
이복남    먼 소리 하노? 고기집이다. 쌩고기, 꼽창.
김방을    고기 찝은 술을 안 파나? 그 기 그 기지.
조병석    오늘따라 니들, 티격티격 이냐? 둘 중에 한 사람이 좋아하는가 보구나?(웃음)
김방을    오빠는, 또?
             ➜눈을 찌뿌리자, 송몽섭이 조병석에게 윙크하며 고개로 장의록을 가리킨다.
조병석    일나라. (먼저 일어난다.)
송몽섭    여기보다는 양재천 고기 찝에서 얘기하는 게 났겄다. 의록아, 준비해라. 그리로 옮기자. 다른 아 들로 그리
             올 끼다.

              S# 52.   방 밖 / 마당 ①
             일행들이 두 사람씩 오토바이로 향한다. 먼저 도착한 송몽섭, 이복남이 안전모를 쓰고 턱 끈을 맨다. 이때
             장의록은 마당 뒤편에서 나오는 부금옥에게 몇 걸음 다가간다.
장의록    늦을 끼다.
금옥       예. 다녀오수게. 다녀오십시오.
             ➜사투리를 고치자, 장의록이 돌아서다 말고 빙긋히 웃고 나서 다시 반쯤 뒤돌아보며,
장의록    다른 일 엄쓰면 안집 아저씨하고 산에 다녀와도 된다.
금옥       예, 감사합니다.
             ➜송몽섭, 이복남의 오토바이가 첫 출발을 시작으로 오토바이 세 대가 요란한 굉음 소리와 함께 마당 싸리
             문으로 차례대로 빠져나간다.

              S# 53.   방 밖 / 마당 ②
             텅 빈 마당. 안채 아낙 아들 용달이 큰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 살금살금 화분 옆으로 다가가 힘겹게 내려놓
             는다. 물뿌리개도 화분대 밑에서 꺼내 물통 옆으로 옮겨 두고 살그머니 떠난다.
             잠시 후, 앞치마를 두른 금옥이 부엌에서 나와 화분대 앞으로 가서 물통을 보고는 주위를 두리 번 돌아본
             다.

              S# 54.   방 밖 / 뒷마당
             화분대가 있는 뒷마당에서 금옥이 머리에 수건을 쓴다. 신문지, 호미와 칼, 밧줄 등, 기구를 망태기에 넣고
             등에 지려고 하자, 어느새 안채의 용달이 지게를 메고 부리나케 달려와서
             망태기를 빼앗는다. 놀라는 금옥 앞에서 용달은 지게를 내리고 망태기를 지게 위, 널다란 받침대 위에 싣더
             니 신속하게 지게를 메고 앞장서서, 일방적으로 오른 팔로 출발 신호를 한다.
             금옥은 쓴 웃음을 짓지만 싫지 않은 듯 집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용달을 뒤따른다.

              S# 55.   논두렁길
             부금옥이 앞장서고, 뒤에 조금 떨어져 용달이 지게 진채 따른다.
             논두렁길을 지나 산으로 진입한다.            

              S# 56.   야산 / 숲 속
             부금옥이 호미를 들고 수풀을 헤집으며 나무를 찾고 있다. 한동안 두리번 열심히 찾던 금옥은 어린 나무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호미로 뿌리부터 조심스럽게 채취해낸
             나무를 밑 둥(뿌리부분)을 신문지로 싸서 실 줄로 감아 고정하고 망태기에 담는다. 그러고 나서 허리를 편
             다. 이어서 땀을 닦으며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이때, 용달도
             작은 감탕나무를 채취해와 금옥에게 내민다. 금옥은 잘 캐왔다고 고개를 끄덕여 주며 받자, 용달은 들고 있
             던 신문지도 내밀며 신바람 나는 미소를 짓는다.

              S# 57.   절벽 위 / 마당바위
             마당바위에서 금옥이 쉬고 있다. 용달도 조금 떨어져 튀어나온 바위에 걸터앉아 쉰다. 금옥은 내려놓은 망
             태기를 뒤적여 신문지에 싼 주먹밥을 꺼낸다.
             겹겹이 싼 신문지를 벗겨낸 다음에 시커먼 김밥 한 개를 용달에게 내민다. 용달은 머뭇거리며 금옥 몫의 주
             먹밥을 더 확인하고 나서 받는다.
             두 사람이 맛있게 먹는 동안 용달은 행복해 한다. 잠시 후, 금옥이 작은 우유병에 담아온 물을 한 병 용달에
             게 건네고 자신도 한 병을 꺼낸다.

              S# 58.   절벽 주변        
             울창한 숲속 풍경. 거대한 절벽 위, 마당바위에 용달과 금옥이 멀리서 보인다.
             앵글이 그들에게 다가가는 동안 절벽 중간 바위 틈새에서 자라는 작은 소나무 한 그루를 잠시 조명한다.

              S# 59.   마당바위
             물을 마시고난 금옥은 빈병과 신문지 쓰레기를 망태기에 담는다, 그러고는 일어나 목에 두른 수건을 풀어
             머리에 두른다. 이어서 망태기에서 밧줄을 꺼낸다.
             용달은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금옥은 밧줄을 들고 마당바위 너머 뒤편으로 가 거대한 소나무에 단단히 묶
             는다. 그런 후, 지탱 시킨 밧줄을 마당바위로 길게 가져와
             자신의 몸에 끝부분에서부터 감는다.  지켜보던 용달이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금옥에게 다가가서 밧줄을 빼
             앗는다. 그러면서 묻는다.
용달       무무 무, 무스은 이일....
             ➜언어 장애자 용달이 눈을 부릅뜨고 손바닥을 펴서 저으며 더듬거리는 말투로 말린다. 그러나 금옥은 용
             달에게서 완강하게 밧줄을 달라고 당긴다.
             실랑이 끝에 용달이 자신의 몸에 밧줄을 감으려 한다. 그러나 금옥은 밧줄을 힘껏 당겨 빼앗으며,
금옥       용달 삼촌은 나무를 모름서, 내가 내려갈 거우다. 밧줄 줍서.
용달       나 나,  나.
             ➜용달도 자신이 하겠다고 완강하게 밧줄을 넘기지 않고 붙잡는다.
금옥      낭이 부러지민... 내가 해야 마씀.
             ➜용달 앞에서 금옥은 밧줄을 절반쯤 자신의 몸에 다시 감는다. 그런 후, 목을 내밀어 바위 아래 절벽을 내
             려다본다.

              S# 60.   절벽
             절벽 틈새에서 살짝 내민 두 줄기의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린다. 주변은 잡초, 이끼가 보인다.

              S# 61.   마당바위
             금옥은 소나무에 매료된 표정을 짓는다. 금옥은 기도하듯 심호흡을 하고나서 망태기를 목에 걸어 옆으로
             맨다. 늘어진 밧줄이 소나무에 잘 묶였는지 당겨 확인해 보며
             밧줄을 붙잡고 조심조심 바위에 붙어 아래로 내려가려는 행동을 취한다. 이때 용달이 금옥의 팔을 당겨 말
             린다. 그리고 소나무와 금옥이 사이에 늘어진 밧줄을 한 아름 안고 소나무
             쪽으로 간다. 그런 후에 자신의 몸에도 밧줄을 감고는 양쪽 가랑이로 소나무를 감싸 자신이 절벽 중간까지
             밧줄을 풀어서 공급해줄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붙잡은 자세가 어설프게 보인다.

              S# 62.   절벽  
             90도의 경사진 절벽 중간의 소나무까지는 5미터 거리로 위태롭다. 집념에 찬 금옥은 공중에 둥둥 떠서 위
             험한 곡예를 하며 용달이 풀어 준만큼 무모하게 내려간다.
             돌출 바위가 없이 오로지 밧줄에 의존한다.

              S# 63.   양재천 고기 집  
             원탁 테이블에 비좁게 빙 둘러 여러 명이(남자 5명, 여자 2명) 고기를 굽기도(여자 2명),
             술을(남자) 마시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소주 5병, 맥주 5병, 음료수 2병 쯤, 놓여 있다.
             다른 테이블 한 곳에서도(남자 2명, 여자 2명) 고기 굽는 연기가 자욱하다.
             일곱 명이 빙 둘러 앉은 사이에는 대학 교복을 입은 남자 한 명도 있다.
             앵글이 다가가자 교복 입은 친구A가 소주잔을 들이켜 비우고 옆 친구에게 잔을 건네며 묻는다.
친구A     지금 쟤가 있는 양계장이 쟤네 땅이니?  
             ➜코 위에 얹은 검지 손가락으로 한 사람 건너 장의록을 가리키며 옆의 이복남에게 묻는다. 이복남이 고개
             를 갸웃둥 하며,
이복남    ㅆ-ㄹ,(잇 바람) 주인이 쓰는 안채 쪽하고 양계장만 빼고 사준다는 말이 있더라, 그 집 딸 시집보낼 돈이 없
             다 케서. 몽섭아, 맞는 소식이지?
             ➜옆에서 반대쪽으로 얘기 중인 송몽섭에게 가볍게 묻지만 반응이 없다.
             다시 친구A가 이복남에게 묻는다.
친구A     그라면 가정부라는 아가 시집간다 이말이가?  
이복남    먼 소리 하노? 주인 딸은 따로 있어. 서울, 멀리서 직장에 다닌다쿠더라. 그라고 땅값은 모리겄고, 사기로
             는 약속 했는 갑드라.
             ➜장의록을 힐끔 보며,
이복남    아주 싸다고 들었다. 한 평에 70원인가, 강 건너 저쪽은 변두리도 몇 만 원씩 한다던데...
             ➜친구A는 계속 묻는다. 이번에는 턱으로 장의록을 가리키며,
친구A     절마, 밥해주는 가스나는 또 누기고? 삼삼하다 쿠던데? 제주도 아가?
             ➜느끼한 호기심으로 묻자 이복남이 손등으로 그의 팔을 치며 눈을 부릅뜬다.  
이복남    야 일마, 니 여기 와서는 씨알데 없는 소리 하지마라. 할라 쿠면 담에는 여기 건너오지 마라.
             (두 여자를 옆 눈으로 보는 시늉하며) 분위기 나빠진다.
             ➜이때, 친구A와 이복남 쪽을 보며 조병석이,  
조병석    니들 헛소리 그만해라.
             ➜여자 두 명도 한마디씩 한다.
박유진    여기서 농담할 때가 아니다. 항상 쟤는? 때와 장소를 못가려.
김방을    고기 탄다. 할소리 엄쓰면 고기나 많이 먹그라. 고기 많다.
             ➜조병석이 두 사람을 나무라고 나서 모두에게,
조병석    야들아, 잡담 그만해라. 그라고 그기 참,(잠시 뜸. 심각한 표정으로) 시간 좀 걸릴 것 같다.
             몽섭이, 복남이, 방을이, 니들 모두 애를 쓴다마는 합의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 케도 도통 진전이 엄따. 의록이가 등록금 내놓고 학교에는 못가고 여기와 있으이 그기
             더 속이 탄다.
             ➜모두 난처한 표정으로 침울하다.
조병석    한 놈은 아직 반 식물인간이고, 한 놈은 어깨, 가슴에 기브스로 도배하고 꼼짝 몬하고 있으이.... 의록이를
             콩밥 멕인다는 말 밖에는 어떤 대답도 안한다. 시간이 조옴 필요하다.
             ➜방금 무안을 당했던 친구A가 조병석 말에 끼어든다.
친구A     그기는 여기보다 더... 글마 가족들하고 똘마니들이 병실에 꽉 차 있더라.
             병원 옆에 여기 맨크롬 모인 데가 있다쿠더라.
송몽섭    누가 모리나? 새삼스럽게.    
             ➜일행들의 표정은 무겁다. 입구 쪽 테이블에는 남녀 두 쌍이 고기를 구우며 대조적으로 즐거운 분위기이
             다.

              S# 64.   절벽
             절벽 중간에 금옥이 매달려 있다. 소나무를 채취하여 망태기에 담겨 있고 채취 장소에서 1미터쯤 내려와
             있다.

              S# 65.   마당바위
             용달은 조심조심 밧줄 푸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밧줄이 느슨해지며 절벽으로 내려가는
             중량감이 없다. 밧줄을 당겨보니 어디에서 걸린 것 같다.
             이때 절벽에서 가냘픈 소리가 들린다.
금옥       용달 삼초 온, 밧줄 풀어 줍서 어. 밧줄 내려 주읍 서어.
             ➜용달이 기겁한다. 잠시 고개를 들어 생각하더니, 그의 몸에 감은 밧줄을 한 가닥씩 풀어 소나무에 감아
             묶는다. 모두 묶고난 다음, 밧줄에서 빠져나와 밧줄이 걸린 곳을 찾으며
             절벽 앞에 이르자 바위 틈새에 밧줄이 끼어 있다. 확인한 다음, 먼저 금옥에게 소리친다.
용달      자암 시이. 자암 시.
             ➜용달의 소리가 들리자 금옥이 다시 소리친다.
금옥      삼초온, 풀어 줍서. 내려 줍서어.
용달      어엉, 잠시이이.                    
             ➜틈새에 끼인 밧줄을 빼려고 안간 힘을 쓴다. 꼼짝하지 않는다. 한참 만에 밧줄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순
             식간에 이탈된다. 그 반동으로 소나무에 묶은 밧줄이 풀리기 시작한다.
             용달은 잽싸게 풀리는 밧줄을 붙잡아 버틴다. 그의 손에는 피가 흐르고 있다.
             붙잡은 밧줄이 풀려 나가다가 그도 절벽으로 딸려 넘어간다.

              S# 66.   절벽  
             용달이 추락한다. 금옥도 4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
             용달은 밧줄을 붙잡고 있었기에 금옥이 추락한 후에 4미터 높이의 바위 중간에 구사일생, 멈추었다.  
금옥      으아아 악, 으아 악. 으아아아아 악.
             ➜금옥의 비명소리이다. 잠시 조용하다. 이어서 고통스런 울음소리가 들린다.
금옥      흐엉, 흐어엉엉, 흐어어어엉. 흐어 어어어 엉엉.
             ➜길게 들리다가 잠시 멈추더니 고통의 울음소리가 신음소리로 바뀐다. 용달은 밧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간
             다.

              S# 67.   절벽 아래    
             절벽 아래로 추락한 금옥은 타박상, 찰과상을 입어 온몸에 상처투성이다. 용달도 손에서 피를 흘리며 몸 매
             무새를 아무렇게나 하고 나동그라져서 신음하고 있는 금옥에게 다가가,
용달      자암 시이. 자암 시.
             ➜손가락으로 절벽 위, 마당바위를 가리키더니 잽싸게 사라진다.

              S# 68.   절벽 주변 풍경
             고요한 절벽 아래, 추락한 금옥의 주변과 어린 소나무가 있던 절벽이 넓고 높게 조명다. 잠시 후, 아래에서
             용달이 지게를 메고 금옥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조명이 내려간다.

              S# 69.   절벽 아래 / 숲 속
             겁먹은 용달은 금옥을 지게에 싣고 지팡이에 의지하며 숲길을 따라 하산한다. 금옥은 만신창이 형상으로
             지게 위에서도 소나무가 담긴 망태기를 안고 있다.  
             그때, 하늘에 구름이 이동하고 산짐승 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S# 70.   논두렁길
             지게 진 용달은 처음 왔던 논두렁길을 지나 마을 쪽으로 내려간다.

              S# 71.   양계장 집 마당
             용달이 헉헉 대며 가까스로 양계장 집 마당으로 들어가는데 주인 아낙이 멀리서 발견하고 다가온다. 용달
             이 지게를 내려 눞이고는 넘어진 금옥을 일으키는 광경을 본다.
아낙       아이고머니나,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어데서 이렇게까지....
             ➜다가와 거든다.
아낙       자 자. 아이고야.(부축하면서) 가스나야, 이 꼴이 되어서 돌아오면 어떡하냐? 망태기하고, 나무까지 고스란
             히 챙겨 왔네. 나무 때문에 두 것들이 환장을 했구먼.
             나무 캐다 죽을라고 환장을 했어. 용달이도 많이 다쳤네, 어엉?  
금옥       죄송해요.
아낙       죄송하긴. 지가 좋아서 갔겠지. 네 걱정이나 해라. 쟤는 말도 잘 못하고 좀 그런데, 사람은 착하다. 금옥이
             네가 여기 온 뒤로 많이 달라졌다. 웃기도 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서른 살 되어서 겨우 딴 사람이 되어가니. 그럴 때마다 금옥이 너한테 고맙게 생각한다마는. 그래도 그렇
             지, 산송장이 되어서 오면 어떻하냔 말이다. 쯔쯔 쯧.
             ➜주인아낙은 용달이 잠시 지게 쪽에 뒤쳐진 사이에 금옥을 부축하고 앞장서며 푸념을 한다.

              S# 72.   안채 / 금옥 방 앞
             주인아낙은 금옥의 방 앞에 도착하자 신속히 마루 위로 먼저 올라가 딸처럼 안아서 방으로 데려간다.

              S# 73.   금옥 방
             침구를 내려 펴서 눕게 한다. 아낙은 다시 상비약 통을 가져오며,
아낙       어디보자, 아이고메야. 어떻나? 많이 아프면 자동차 불러서 병원에 가자.
금옥       제가 할 거우다. 죄송해요.
아낙       제발 죄송하다는 소리 좀 하지 마라. 다친 네가 네 몸을 혼자서 어떻게 보나?
             ➜주인아낙은 금옥의 옷을 풀어 헤친다. 금옥은 돌아누우며 등허리를 순순히 내준다.

              S# 74.   오솔길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몇 차례 구불구불 돌아 서니 양계장 집이 보인다.

              S# 75.   양계장 집 마당.
             오토바이가 뒤채 싸리문을 지나 마당 울타리 쪽에 세우고 장의록이 내린다. 안전모를 벗으며 그의 방 앞으
             로 향하는데 부엌에서 주인아낙이 나온다. 장의록은 놀라며,
장의록     아주므이가 여긴 왠일입니꺼?


                                                         - 제 4 회 -   에 서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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