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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짙어지는 綠蔭을 보며
글쓴이 김훈  2018-04-30 22:12:22, 조회 : 408

내가 사는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단지 안의 花壇 풍경에 대해서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綠蔭짙은 여름에,  色色의 丹楓이 고운 가을에,  잎은 떨어져 버린 앙상한 가지에 雪花가
얹혔을 때, 그리고 꼭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나뭇잎 탐스러워 지고 綠色이 짙어 질 때면 無常한
계절 바뀜에 驚異로운 생각을 한다.
前에 和順에서 몇 년 생활하면서 도회지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草木의 生歿하는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했었다.
百年을 두고 변하지 않고 눈앞에  버티고 있는 야트막한 山은 움직임 없이 그대로인데 철마다 옷을
갈아입는 姿態는 언제나 새삼스러웠고, 어느 봄날  문득 눈에 띈 學塾 建物과 담벼락에 붙은
담쟁이넝쿨의  새로 돋아나는 이파리가 참말로 고사리 새잎 같은 갓난 아기의 손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하룻밤을 자고나서  다음날 보면 눈에 잡힐듯 넝쿨 줄기는 튼실해지고 이파리 마다
크고 녹색이 짙어지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힘과 감격을 확인했던 것을 기억한다.
오늘 내가 보고있는 나뭇잎은 지난 해 가을에 가랑잎으로 떨어진 것이 되살아나서 오늘 무성한
모습으로 보여 지는 것이 아니다.
전혀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한 사람의 몸뚱이를 이루고있는 生體細胞의 數는 數十 兆 個에 달한다고 하지만 그 세포 가운데
가장 生存期間이 긴 세포라 하더라도 6 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한다.
다시 말하면 세상의 누구라도 엄밀하게 말하면 (生體의 세포 생존기간으로 본다면)
오늘 나[本人] 라는 존재는 몇 달 前 상태의 내가 완벽하게 아니라는 말이다.
한 例로서 나는 최근에 가끔 血素板의 補充이 필요할 때 주치의사의 order 로 輸血을 하기도 하는데
한 차례 수혈을하면 곧 혈소판의 숫자가 증가하지만 며칠 후 다시 혈소판이 부족한 상태로
되돌아가기에 의사에게 물으니 자기 몸에서 생성되거나  의료적 수혈을 하거나 내 몸 안에서
나를 지켜주는 혈소판의 수명은 길어야 5 일 이라한다.
인체의 각 부분을 형성, 유지하고 있는 세포의 수명도 앞에 말한 것과 같이 제 각각의 생존 유효기간
안에서  특별히 맡겨진  기능만을  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도 모든 장기와 골격과 근육과 피부와 혈액을 이루는 생체 세포 역시 본래의 유효기간
안에서 소멸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나,  날마다 소멸하는 세포의 100 곱절, 1000 곱절로  
새로 만들어 내는 왕성한 생명력을 갖기에 날마다 무럭 무럭 자라는 것 아닌가 말이다.
물론 나 역시 그런 황홀한 성장의 기간을 지나 소년기와 청년기를 지나 왔건만 어느날 부터인가
새로 만들어 지는 생명 세포는 單位當 하루에 1,000 개 남짓한데, 자연 소멸해 가는 생명 세포는  
1,300 개, 1,500 개에 달하니 하룻밤 자고나면 날마다 조금 씩 조금 씩 기운 떨어지고 늙어가는
것이려니 생각하면서 어느 누구도 세월 앞에서 언제까지나 당당할 수 없다는 세상 이치에  
다소곳해지지 않을 수 없다.
살갗에 느끼는 선뜩함이 즐겁지 않기에 겨우내 게으름 피우던 것을 떨쳐 내고 모처럼 아파트 단지
바로 곁에 있는 공원 동산에 올라갔다.
어느 틈에 훌쩍 자란 樹木과 활짝 핀 철쭉 꽃 무더기들이 나를 반기는 것 같다.
언제나 그렇게 했듯이 맑은 공기를 肺部 속으로 흠뻑 끌어들이고 초여름 같은 陽光을 피하지 않는다.
외우고 있는 詩와 時調를 朗誦하면서 걸으니 가끔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흠칫 하는 것을 느끼지만
그거야 크게 조심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길섶에 핀 이름 모르는 풀꽃을 보거나,  산책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크게 경계하는 것 같지 않게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청솔모 몇 마리를 보면서,  무릇 식물이건 동물이건 또는 사람이건
어린 시절, 젊은 시절 그리고 한창 때가 지나간 후 시들고 늙어가는 현상을 비켜갈 수 없음을 생각하는
것은 최근에 나 몸뚱이 부실해서 이런 저런 걱정 끝에 부쩍 늙어가는 현상이 아닌가 여기며
혼자 웃는다.
그런 생각만 하며 살 수 있다면 바깥의 큰 세상에서 죽이 끓든지 밥이 끓든지 곁눈도 주지 않고 지낼 수
있겠으나 세상 사는 일이 어찌 눈 감아 버리고 듣지 않는다 해서 모른채 하고 지낼 수 있는 일인가?
다만 一喜一悲하며  맘 상하지 않으며 살고자 한다.

저녁 뉴스에서 남북간의 DMZ 에서 對北 擴聲器 방송을 우리가 먼저 철거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그 소식을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무덤덤한 심정으로 들을 수 없다.
半世紀도 더 지난 오래 전 일이지만 나는 군대생활 내내 中西部 戰線의 最北端에서 양 쪽의 확성기
소리를 들으며 지냈기 때문이다.
그 때 우리 쪽에서 북한군에게 가르쳐 주던 노래로 기억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박재란이 불렀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하는 노래였다.
엊그제 일인 것 같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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