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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마나 한 싱거운 이야기
글쓴이 김훈  2018-04-20 11:08:07, 조회 : 429

  오늘 이야기는 특히 싱거운 이야기다.
자주 옛날의 事例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끌어낸다고 말할른지 모르나 사실이 그렇고 어쩔 수 없다.
溫故知新이란 말로 억지 변명을 하려는게 아니라 오늘을 이야기 하려하면 옛일을 거슬러 생각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은 앞날의 일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일을 하는데, 살아 가는데 필요한 물품은 스스로 만들어 썼다.
한꺼번에 많은 등짐을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요리 조리 Y자 형태의 나무 토막과 널빤지를 얽어매고
충분히 힘을 전달 하면서도 어깨가 아프지 않도록 어깨띠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합해서
'지게' 를 고안해 낸  우리 선조들을  생각하면 놀랍다.
체격이 큰 어른용과 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얼마든지 만들어서 유용하게 썼다.
집안 살림을 하다가 몇 가지 되지 않은 器具나 機械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고장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서 그 器物을 뜯어서 이것 저것을 이리 떼었다 저리 붙였다 해서 기어이 기능을 되살렸을 때의
기분은  정말 '짱' 이었다.
동네 마다 몇 군데의 電波社가 있었다.
지붕위의 안테나가 비바람에 흔들리거나 부러져서 TV 화면이 잡히지 않거나, 냉장고의 냉각 장치에
문제가  생기거나, 애지중지하던 포터블(portable) 카셋트 플래이어가 고장나면 '전파사 아저씨' 를
부르거나 고장난 물건을 들고 나가서 수리를 부탁해야 했다.
비슷 비슷한 것 같은데 어떤 전파사 아저씨의 솜씨가 좋은 듯 하면 고장 수리차 와달라 하거나,
신속하게 수리해 달라 해도 일감과 주문이 밀려서 수리가 늦어질 때는 여간 답답하고 짜증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 시대에 걸맞게 TV 에서는 못 고치는게 없고, 손질 못 하는게 없는 萬能의 사나이 '멕가이버' 가
소년들의  우상이고 롤모델이었다.
관심있게 옛일을 회상하면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이 되고) 군대에서 쓰던 찝(Jeep)차와 트럭이
민간에게 拂下되어 솜씨좋은 우리 先代의 노력으로 드럼통을 잘라서 편 철판을 뒤집어 씌운 다음 painting 을 해서   소위 '하꼬카다'[箱型 : 角이 진] 승용차(?) 와 주둥이 [보닛 :bonnet] 가 앞으로
쑥 삐져나온 나온 버스가  유행(?) 이던 때가 있었다.
폐차된 트럭의 부품이 찝차에 쓰이고, 자동차의 부품이 대장간의 풀무로 쓰이고, 전기 다리미의
열판을  전기 후리이 팬의 주요 부품으로 쓴다 해도 칭찬 받을 일이었다.
남정네가 있는 집안의 공구함에는 별의별 볼트와 넛트, 뺀찌, 망치, 장도리, 드라이버,철사 줄,
크고 작은 못과  電線토막, 사시꼬미(콘세트에 꽂는 플러그 ) 등이 너절한 대로 갖추어져 있어야
마땅한 일이었다.
원래부터 정해져있는 부품의 互換性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굵으면 가늘게 갈아서 썼고, 긴 것이 소용된다면 끼워 맞추어 길게 하고, 짧은게 필요하면  
짧게 잘라서  맞추어  쓰면 되는 일이었다.
물자가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에  모든것이 부품이었으며 온갖 것이 살림 밑천이었다.
다들 알아주는 고급 승용차는 아니더라도 나도 소중한 생활 도구의 하나인 자동차를 운용하는데
자동차의 기계적 컨디션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적잖은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가끔  점검차 카 쎈타에 가서 차를 살펴 달라 하면 뜻 밖에 이것 저것이 걱정이라 한다.
그냥 '알았다' 하고 돌아올 수 없는 일이다.
단골 정비 쎈타의 말을 믿고 몇 군데 손을 보면 예상 밖의 비용이 들어간다.
더구나 요즘의 차량이나 기계는 고장이 붙은 곳, 어느 한 부분을 수리 하거나 부품을 교체하려 해도
간단히 그렇게 할 수 없다.
작은 고장이나 말썽이 되는 부분을 본래의 기능을 하도록 하려면 조그만 부속품과 함께 연관되어 있는
'어쎔블(assemble)' 이니 '모듈(module)' 이니 하며  '덩어리 부품 뭉치' 를 바꿔야 한다니 속절없이
따르는 수 밖에 없다.
자동차의 기계적 지식은 없다 하더라도 오래 운전을 했으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비 카쎈타에 갔더니 주행 거리는 썩 많지 않다 하지만  손 봐야 할 곳이 있다하기에 비용이 얼마나
들겠느냐 물었더니 바로 부품들이 電子式으로 되어 씨스템의 모듈을 교환해야 한다 하고,
이왕 손보는 김에 타이어 까지 교환하고 운전하면 날으는 것 처럼 기분이 좋을거라는 말이 솔깃하다.
견적 금액을 말 하는데  백 수십 만 원을 훌쩍 상회하지만 이번에도 어쩔 수 없다.
고작  한다는 말이 고정 고객이니 특별히 D/C 를 해달라 하며 신용카드 3 개월 할부로 처리하면서
또 한 차례 옛 생각을 했다.
기계, 기구 類 에서는 국제 규격으로 부품이 만들어 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밀한 수리가 아니라면
집안의 공구함을 열지 않고  기계, 기구의 모델명 이나 규격만 확실히 알면 mart 에서 부품을 사다가
교환 할 수도 있는데 자동차나 전자제품은 부품의 호환성이 매우 낮아서 울며 겨자먹기와 같은 꼴이
되는  까닭은 거기에도 maker 인 대기업의 횡포[甲질]가 묻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게한다.
모두 그렇다 할 수 없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는 일 같다.
내 집에 들어오는  전기의 두꺼비 집 휴즈가 끊어지면 담배갑 속의  은박지를 잘라 가늘게 말아서
쓰거나,
혹 위험한 줄 알면서도 가느다란 철사로 임시 변통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가  불편하긴 했지만 재미있는 시절이었음은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아기자기한 옛날의 즐거움만을 추억하고 있기엔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고 발전하고 있으니
헐떡거리면서 그 뒤를 쫓아갈 수 밖에 없다.
옛 말에 '사람 손이 닿고  돈 들어간 부분은 반드시 표(標)가 난다' 는 말이 있듯이
자동차에 돈을 들이고 나니 정말 새차 운전하는 것 처럼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하나 마나 한 싱거운 소릴 하는 거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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