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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급한 막말로 어찌 깨끗한 정치를 하겠는가?
글쓴이 김훈  2018-03-04 12:01:11, 조회 : 548

두 달 만에, 그러니까 홀수 달 첫 주말에 아내의 고등학교 동기 동창 중 친목 클럽이 一山에서 모인다.
아주 오래 유지해 오는 모임이며 일산의 깔끔한 식당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도
십 수 년이 된다.
아내와 나는 고교 동기 동창이기에 아내의 친구들은 나의 동기 동창이기도 하다.
모임의 명칭은 '木蓮會' 라 하는데 member 를 모두 내가 잘 알고 있으며  그 중 몇 명은 오래 전
부부동반으로 여행도 다녀오고 유명 콘도를 빌려서 하루 이틀 함께 지내기도 했기에 모두 친한 사이다.
내가 친구의 남편이라 해서 별나게 내외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구 함부로 대하는 처지도
아니다.
모임에 모처럼 내가 아내와 함께 나갔다.  아내를 데려다 주러 간 것이다.
물론 미리 말하고 나간 것이 아니라 불쑥 얼굴을 내민 것이다.
만나 본지가 오래되지 않은 사람도 2~3 년 전이며 대부분 그보다 더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다.
장소에 나가기 전에 참석할만한 사람의 근황을 아내에게 물어서 알아 두었다.
내가 만나게 될 본인의 근황 뿐 아니라 최근에 아픈 곳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았다는 남편의 이야기나
가족 중의 축하 할만한 이야기도 들어서 챙겼다.
멤버 중에는 본인이 중한 병이 있어서 고생중이거나 남편과 死別한 사람도 있다.
나와 동기 동창인 아내의 친구들 모임이니 그녀들의 남편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고
집에 있는 영감, 남편에 비해서는 내가 풋풋한(?) 편일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중간 중간에 가끔 만났던 사이이기에  생판 처음 만난, 일흔을 훌쩍 넘긴 사람들
보다는 마주 대하기가 크게 불편하지 않다.
예고 없이 내가 나타나니 다들 무척 반겨 준다.
격의 없이 악수를 하고 오랜 투병 중임에도 좋아 보인다며 활짝 웃어주니 고맙다.
나도 일일히 안부를 묻고 夫君의 요즘 지내심이 어떤지도 물었다.
영감도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고 자기 자신도 이제는 계단 오르 내리기도 불편 하다는 둥
이런 저런 푸념이 나오는 것은 아주 자연 스러운 일이다.
아내와 미리 말을 맞춘대로 모처럼 동창생들에게 내가 식사 대접 한 번 하겠다 말 하고
내 신용카드를 아내에게 맡기고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러면 식사라도 같이 하자며 붙잡는데 내가 그 수다의 모임에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나도 가끔 동창생 모임이나 고향 친구들 모임에 나간다.
지난 해 만났던 친구가 있고 십 여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으며 낯은 어렴풋이 기억할 것 같은데
이름이 가물 가물한 옛 친구도 있다.
그러나 모두 활짝 웃으며 "옛 모습이 변치 않았다" 면서 듣기 좋은 말들을 한다.
lip service 라 해도 상관 없다.  수 년, 수 십 년 만에 만난 옛 친구가 변치 않았을 리 있겠는가 만
사람이 변하는 것은 비단 외모로 나이들어 보이고 늙어 보이는 때문에  말 하는 것이 아니다.
옛날 친구를 만나 수 십 년 전의 소년 시절 초롱한 눈빛과 어딘지 익숙한 몸짓에서
아주 조그만 추억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옛 친구를  '변치 않고 그대로' 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이런 일도 있었다.
나에게 뭔가 각별히 부탁할 일이 있다해서 여러 해 만에 어렵사리 만나기로 약속하고
내가 친구를 지하철 출구로  마중나간 적이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그 녀석이 내게 악수를 청하며 맨 먼저 하는 말이
"야!  왜이리 늙었냐?" 한다.
나를 늙다리 돌부처로 만들었으니 그가 원하는 무슨 일이 잘 되었을리 있겠는가?

세상 일, 사람 끼리 부벼대면서 하는 일은  말로써 모든 것이 이루어 지거나 빗나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히 오로지 '말' 로써 하는 대표적인 행위가 '政治하는 일' 이라 할 때 그 현장에 있는 정치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말 하는 사람[話者]의 품격을 赤裸裸하게 나타내는 것은 물론
그 사람 靈魂의 모습까지 감추는 것 없이 나타내고 보여준다.
정치 한다는 사람들 중에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世人의 관심을 끌어 당기려 하는
소위 noise marketing 을 시도 하는 경우도 있다.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짠한 생각을 갖기도 하며 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 현장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정치인 한 사람의 言行을 보면
市井의 無知莫知한 不汗黨이나 雜輩라 하더라도 襟度가 있을텐데 어찌 그럴 수 있는지  
나의 생각으로는 裁斷키 어렵다.
막말과 詭辯 뿐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진 자라면 억지로 작정을하고 만들어 내기도 어려운
표정으로 國家 首班을 凌蔑하고 세상을 戱弄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低級한 存在感을 유지하려는
듯 하니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보잘것 없는 그의 짧은 인생의 殘餘期間이 무탈하기 위해서도 제발 그의 뒤틀린 정신이 바로
돌아오길 바란다.
産卵을 앞둔 두꺼비가 구렁이 뱃속에다 알을 까기 위해
구렁이 앞에서 잔뜩 약을 올리고 있는 것 같아서 아슬 아슬 하기도 하지만, 산란을 위한 두꺼비의
행위는 엄숙하고 거룩하기까지 하지만 앞서 말한 그 자의 하는 짓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내가 하는 험한 말은 다른 이를 괴롭히기 전에 내 정신을, 내 입을 휘저어 망가뜨리고
곧바로 되쏘임[反射] 되어 나를 옥죄는 쇠사슬이 된다.
수준 이하의 막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어찌 깨끗한 정치가 이루어 지겠는가?
우리나라의 정치 현장이 좀 더 선진화 되고 고급화 되려면 '저급한 막말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
한가한 휴일 한 낮에 모락 모락 피어나는 老婆心이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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