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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정겨운 손짓을 보내 주오
글쓴이 김훈  2018-01-16 09:14:13, 조회 : 697

특별히 자랑할 일인 것 처럼 할 말은 아니지만 나는 자주 내 생각의 일단을 글로 써서 혼자서
간직하고만 지내다가 어느 날 부터인가 여러 사람의 e.mail 주소를 물어서 챙기고  용기를 내서
e.mail 로 친구, 지인에게 내가 쓴 글을 보낸다.
최근에는 고향의  학교 동창회 Home Page 에도 올리고 있다.
두 군데 올리는 글이 같은 글이기도 하고  다른 경우도 있으며, 어느 때는 한 곳에만 올리기도 한다.
목중고 1513  H.P. 를 읽는 사람은 모두 나와 同類意識과 共感帶가 탄탄하다고 (내가) 믿고 있지만  
e.mail 의 상대는 각자 異質的性向이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따라서 글을 보낼 때도 내 나름으로 가려내고 분간해서 보내기도 한다.
다시 말 해서 연령, 출신지역, 나와 알게 된 동기, 평소의 성향 등에 따라서 여러 층의
사람들이며 나를 중심으로 放射形으로 관계를 갖고 있을 뿐 대부분 橫的으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하는 말이다.
e.mail의 글은 내가 보내는 상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누가 내 글을 읽었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글에 대해서 길거나 짧게 의견이나 답 글을 주면 그에 따라서 뒷 이야기가 연결되고
길어지기도 한다.
e.mail 로 글을 보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되었지만 1513 H.P. 에 글을 올린 것은
2017 년 송년회에 다녀 온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오늘은 무슨 글을 써야겠다고 곰곰 생각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기도 하지만 문득 스치고 지나는
생각이거나, 이런 素材라면 이야깃거리가 되겠다 싶으면  그냥 字版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한 줄 두 줄 쓰면서 다음 글을 생각하고 정리해 나가면서 쓰는 식이다.
쓰다가 잘 풀리지 않거나 곁가지가 무성해 져서 당초 작정한 것과 다르게 이야기가 뻗어 나갈 때면
일단 글쓰기를  중단했다가 한참 후에 다시 펼쳐서 쓴다.
마무리 해 놓고 보면 언제나 흡족한 글이 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이야깃거리가 됨직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지만 내가 글쓰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니 다들 너그럽게 이해해 주리라
믿고 보낸다.
읽는 사람이 특정되진 않았으나  1513 H.P.를 방문하는 사람은 모두 내가 잘 아는 친구들이기에
누구보다도 내 생각에 同意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마주 앉아서 이야기 하듯이 글을 쓰기 때문에
心的으로는 참 편한 느낌이다.
한 편의 글을 올려놓으면 며칠 사이에 적지 않은 친구들이 읽었다는 증거가 '조회 횟수' 로 나타나니까
고맙고 뿌듯하게 여긴다.
다만 한 가지 1513 친구들 "무던히도 심지가 굳다“ 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무슨 말인고 하니 작년 첫 글을 쓴 이후  줄기차게(?) H.P.에 서툰 글을 올리는 데도 한 친구도
댓글 한 줄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
읽어 주는 것만 해도 사실 더 바랄게 없고 다행스런 일이지만 가끔은 내 생각이
친구들의 생각에 그렇게 가까이 가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조회 횟수로 보아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가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으나 누가 내 글을 읽었는지
짐작도 할 수 없으니 글 쓰는 팔에서 힘이 주욱 빠지는 느낌이다.
고기는 씹어야 맛을 알 수 있고, 생각은 말로 뱉어 내거나 글로 써 놓아야 나의 意見이나
思想이 된다.
스쳐 지나가는 어른[上司]에게  공손히 절을 하는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면 서운하기도 하고 더 이상 아는 척 하기도 멋쩍고 용기를 잃게 마련이다.
그럴 때면 習字紙처럼 얄팍한 내 생각을 한껏 부풀려서 말하는 나의 속내를 들킨 것 같아서 많이
부끄러워 진다.
욕심을 낸다면 다정한 내 친구들이 나의 서툰 글을 읽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꾸중이건
격려이건 내가 알아 볼 수 있도록 손짓을 보내 주면 좋겠다.
1513 친구들은 그렇게 해도 누구를 탓 할 수 없는, 질기고 긴 끈으로 서로의 허리춤을 묶고  
함께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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