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중 15회, 고 13회 동창회
home contact sitemap
Home > 게시판 > 회원소식 > 서울회원소식

    [로그인]  [회원가입]
  Whisky on the rock
글쓴이 김훈  2018-01-12 12:08:23, 조회 : 630

사람의 마음은 얄궂다.
자동차 운전을 하고 가는데 갑자기 차의 흐름이 늦어지며 저만치 앞에서 '음주운전' 을 단속하고
있다면 평소 결코 음주 운전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느긋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술을 마시고
운전석에 앉은 자를  모조리 적발했으면 하는 고약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때는 마침 연말 송년회가 있을만한 시기였다.
나는 송년회에 다녀오는 길이 아니라 약간 늦은 시간 귀가를 하며 껌을 씹으면서 운전하고 있었다.
이윽고 내 차가 단속 경찰관 앞에 멈추고 운전석 쪽 유리창을 내렸다.
경찰관이 삐딱하게 거수경례를 하더니 한다는 말이
"송년회에서 약주 한 잔 하시고 껌을 씹으시는군요?" 하는 것이다.
약간 빈정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잘 하면 봐 주겠다는 말투다.
"여보시오, 경찰관!  당신 음주운전자 단속하는 거요, 껌 씹는 사람 적발하는 거요?'
경찰관은 즉시 자세를 곧게 하고 다시 경례를 부치며 "죄송합니다. 크게 실례 했습니다" 하며
사과 했다.
생각 같아서는 "이봐, 내가 누군지 알아?  나 (금융)기관장이야!" 하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으나 참았다.
양심적으로 말해서 나는 단 한 번도 운전하기 두 시간 내에 소주 1/3 잔 이상을 마시고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은 적이 없다.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다.
몸뚱이가 망가지도록 무척 마셨다.
술 좌석에서는 언제나 last member 였다.
그러나 2010 년 1 월 이후, 만 8 년 동안은 한 해 동안 내가 마시는(?) 술이 소주 반병 쯤 될른지 모른다.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정말 '입술만 적시는' 술 잔을 잡는다.
술이란 원래 기분 좋게 취하는 맛으로 마시는데 그만큼 마시지는 못할 처지이니 처음부터
덤비지 않는다.
한 보름 전  사위가 집에 오면서 아버님이 좋아 하신다며   머지 않은 곳에 있는  맛집 식당에서
쇠고기와 도가니 수육을 깔끔하게 포장해서 들고 왔다.
아내와 딸이 반대(?) 하는데도 억지로 소주 한 병을 사오게 했다.
감격스럽게(?) '처음 처럼' 소주 딱 두 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소주 맛이 "맹물 같다" 했더니 아내와 딸들이 더 놀란다.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있는 라벨을 읽어보니 알코홀 16.8 % 라 써있다.  
소주 돗수가 이렇게 낮아졌나 생각했다.  그러니  참 맹물 같을 수 밖에........

안방의 옷장 깊숙한 곳에 두 병의 洋酒가 있다.
포장지가 고급스럽고 멋진  Scotch Whisky 다.
Johnnie Walker Blue Label 과 Ballantines 25년 (원래 17 년 + 내가 보관한 햇수 8 년) 이다.
때가 되면 멋지게, 폼 나게 한잔 하겠다는 심산으로 간직해온 술이다.
알코홀 도수 43 % 다.
언제 멋지게 폼 잡으며 그 고급 술을  마실 날이 올른지 알 수 없다.
꼭 한 잔 하고 싶거나 그럴듯한  안줏감이 있을 때 맹물 같은 소주를 마실 일이 아니라  
Whisky on the rock 으로 가끔  한 잔 씩  즐겨 볼 요량으로 식탁에 한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술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아내는 고급 술이라니까 어쩌다 한 잔 씩 할거라면 차라리 그 편이 낫겠다며
허락하는(?) 눈치다.
혹자는 내가 내 맘대로 술 한 잔도 못하는줄 생각할른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다
말이 있지 않은가?
山[골프장]에서나 집에서나 여자 [캐디 & 마누라] 말 잘 들으면 후회할 일이 적다고.

아무튼 거나하게 취 할 수 있었던 때가 내게 있었던지 아득하고 가끔 그때가 그립다.

                                                             如    泉




     

번호 제목 글쓴이 글쓴날 조회
235   세상일 바로 잡아 가는지 채근하고 지켜볼 것이다    김훈 2018/04/23 83
234   전과 다른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며    김훈 2018/04/21 122
233   하나 마나 한 싱거운 이야기    김훈 2018/04/20 127
232   못본 채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바람 [所望]    김훈 2018/04/18 182
231   나이 일흔을 넘어서야 겨우 철 드나 보다    김훈 2018/04/16 252
230   또 하나 '나의 親病記'    김훈 2018/04/11 331
229   나이 든 사람의 얼굴은 살아온 날의 이력서다    김훈 2018/04/01 453
228   佛眼見惟佛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모든건 부처님 세상이다]    김훈 2018/03/27 447
227   한 사람에게 필요한 돈의 최대치는 얼마일까?    김훈 2018/03/22 478
226   잘한 판단 인졌는지 ? 헷갈리네  [2]  권혁채 2018/03/21 837
225     2018년4월4일 KBS9시뉴스 뒤에 - "췌장암을 이긴 권혁채"    이세욱 2018/03/23 773
224   내 생활과 新聞    김훈 2018/03/19 522
223   質量不變의 法則    김훈 2018/03/10 529
222   나만을 생각한다면 나로서는 정말 百害無益한 이야기다    김훈 2018/03/09 549
221   저급한 막말로 어찌 깨끗한 정치를 하겠는가?    김훈 2018/03/04 574
220   날마다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자    김훈 2018/03/03 590
219   미운 사람, 이쁜 사람    김훈 2018/02/21 591
218   나를 끌어 당기는 힘은 무엇인가?    김훈 2018/02/19 631
217   날마다 버리고 비우는 것이 道에 이르는 일이다    김훈 2018/02/17 707
216   섣달 그믐날에    김훈 2018/02/15 623
215   立春大吉 하소서    김훈 2018/02/04 595
214   나는 진짜 나이브[naive]한 늙은이 인가 보다    김훈 2018/01/31 945
213   春來亦是春 을 말하자    김훈 2018/01/29 605
212   세상 일의 평결은 오로지 하느님의 뜻에 달려있다    김훈 2018/01/27 773
211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이른 때다    김훈 2018/01/26 855
210   적은 성취감  [1]  권혁채 2018/01/21 835
209   열 길 물 속 사정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 마음은 알기 어렵다    김훈 2018/01/17 1043
208   70 넘도록 철 들지 않는 사람 여기 누워 있노라    권혁채 2018/01/16 1072
207   나는 프로 야구 KIA 타이거즈의 열성 팬이다    김훈 2018/01/16 1023
206   친구들, 정겨운 손짓을 보내 주오    김훈 2018/01/16 649
205   20 X . 61 R. 1 BN. 1 CO 모임    김훈 2018/01/13 633
  Whisky on the rock    김훈 2018/01/12 630
203   후임 대통령의 본보기가 되는 전임 대통령은 없을까?    김훈 2018/01/11 997
202   하늘을 두고 맹세하지 마라    김훈 2018/01/09 1023
201   세상 일 짐작하는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김훈 2018/01/07 759
200   고무줄, 고무판 같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小考    김훈 2018/01/05 1012
199   친구들, 새해에 왕성한 활동 계속하길 바라며    김훈 2017/12/29 1126
198   노용석이가 감사인사드립니다  [1]  노용석 2017/12/28 873
197   水流不爭先    김훈 2017/12/27 637
196   가슴이 따뜻해지는 뜻밖의 선물을 받고    김훈 2017/12/24 780
  1 [2][3][4][5][6]      
이름 제목 내용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욱이 
전체 방문자수 : 101939
오늘의 방문자수 : 18
통계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