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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잿물과 지까다비를 생각 함
글쓴이 김훈  2017-12-06 16:18:39, 조회 : 715

오늘  이야기는 언젠가 내가 e.mail에 비슷한 글을 올렸기에 두 번째 읽는 친구도 있겠으나
時宜的으로 요즘 상황에도 해당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용을 조금 바꾸어서
또 이야기 한다.
”양잿물도 물 건너 온 것이 좋다”는 말이 있었다.
퍽 옛날에는 세탁[빨래]을 하려면 강이나 개울 아니면 정해놓은 마을 빨래터에 나가서
빨래 방망이로 두드리고 흐르는 물에 적셔 흔들면서 더러운 것을 씻어 냈으나 기름때나
달라붙은 더러움이 잘 지워지지 않을 때는 ‘잿물’을 만들어 사용해서 깨끗하게 했다.
‘잿물’ 이라는 것은 콩깍지나 지푸라기 등을 태워서 ‘재’를 만든 다음 재를 물에 타서
가라앉히고 우려내면 물이 알카리性을 띠게 되니 그 물로 묵은 때를 씻어 내거나
漂白하는데 썼던 것이다.
그러다가 强한 알카리性의 화학약품(?)인 ‘수산화나트륨’[NaOH : 가성소다]을
알게 된 후 번거로운 방법으로 잿물을 만들기 보다는 아주 간편하게 성능 좋은 洗劑를
쓰게 되면서 신통한 흰[白]색의 반짝거리는 壽石 같기도 하고 맛있는 사탕 덩어리
같기도 한 그것을 ‘양잿물’이라 했다.
西洋에서 ‘물 건너 왔다’ 하여 ‘洋’字를 붙인 것이다.
양잿물이 물을 건너 온 것이 아니라 양잿물을 만드는 방법(지식)을 서양으로부터
배운 것인데 말이다.
양잿물과 얽힌 슬픈 이야기도 더러 있었다.
각박한 세상을 억지로 하직하려 할 때 어떤 사람은 양잿물을 물에 타서 마시는
경우가 있었고, 대청마루 밑 한켠에 감추어둔 양잿물을 발발거리며 싸돌아다니던
강아지가 핥아 먹고 非命橫死하기도 했다.
곳간, 부엌, 뒷간을 넘나들며 지저분한 짓을 도맡아 하던 쥐새끼가 양잿물 그릇 옆에
널부러져 있으면 다행스런 일이기도 했는데 쥐새끼는 한 마리가 禍(?)를 당하면 다른
녀석들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으니 쥐새끼가 영특하다 해야 할지
교활하다 해야 할지 아리송하다고 생각했었다.
아무튼 그 시절엔 양잿물조차도 물 건너 온[輸入된] 것이 낫다 했고, 온갖 것이
外製[美製, 日製]라야 행세를 했었는데 요즘엔 완전히 뒤바뀌어 겉보기는 짜잔하고
볼품이 떨어지더라도 國産을 고급품이라고 알아주며 그 값도 훨씬 높게 쳐주니
이렇게 변한 세태를 마주하는 심정이 야릇하다.
이런 때에 최근에 판문점 JSA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의 말에 따르면 보통의 북한 병사들은
‘발싸개’를 하고 있다 하는데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생활했던 그였기에 ‘흰 양말’을
신고 있었다 하니 南과 北의 시계는 오른 쪽으로 돌았다 왼 쪽으로 돌았다 하는 것 같다.
익히 알고 있던 일이지만 이번 귀순병사의 일로 북한 주민들의 사는 모습을 보다 더 실감나게
이해하면서, 북한정권을 쥐고 있는 세력이 미국의 본토 東 쪽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는
ICBM을 쏘아대는 허세를 부리면서 주민이나 군인들에게 嚴冬雪寒에 양말조차도 변변하게
신지 못하는 형편을 만들고 사람들의 뱃속에는 기생충이 우글거린다는 말이 들리기에
하는 말이다.
거의 백 년 전 일본 군인들이 신었던 발싸개[지까다비 : 直足袋]가 오늘날 북한에 존재하고,
우리나라의 6,70 년 전 상황이었던 뱃속의 기생충 이야기가 오늘의 時ㅅ點에서 南과 北의
比較指標로 膾炙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Mart 에 나가 보면 화장비누, 목욕비누, 세탁비누,샴푸, 린스, 가루 洗劑, 액체 세제,
알카리性 세제, 中性 세제 등등 어중간한 상식으로는 비누 한 개 용도에 맞게 골라서 사기도
쉽지 않은 세상에 내가 양잿물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달라도 많이 다르고 바뀌어도 많이 바뀐 사회상을 보면서
내가 겪었고 기억하는 ‘세상의 변화’한 그림의 한 가지에 대해서만
말 하려 해도 참으로 놀랍기 때문이다.
가끔 내가 겪어온 ‘時代의 變遷史’를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는 것이 마땅한지
부질없는 일인지 確固하게 自信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도 그런 비슷한 경우에 닿으면 나는 서슴없이 이야기 해주는 편이다.
그렇게 해도 될만큼 우리가 每事에  있어 베테랑이 되었으며 귀찮다 말 하지 않고
우리가 겪은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들려주어야 할 責務도 안고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 자신 스트레스가 약간 풀리기도 한다.
내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공감하며 생활의 보탬으로 이해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내 말을 듣는  젊은이들에게 속하는 일이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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