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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立春大吉 하소서
글쓴이 김훈  2018-02-04 11:36:18, 조회 : 285

계절 중에 어떤 계절을 좋아한다 해서 그 사람에 대해서 무엇을 알아낼 수 있으리오만
그런 질문을 하거나 받을 때가 있다.
여름에 지긋지긋한 더위와 병충해 때문에 시달릴 때면 겨울이 좋고, 수도관이 터지고 길이
미끄러우면 여름이 좋다고 말하기 십상이다.
지난 여름의 무더위에 진땀을 흘렸던 일을 생각하면 겨울이 좋았던 것 같고,
집안의 보일러가 말썽을 부려서 며칠 동안 생고생을 했던 일을 기억하면
그래도 여름 지내기가 수월하다고 대답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굳이 겨울이 좋다는 사람에게 왜 추운 겨울이 좋으냐고 물을 때 “봄을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하면 感受性이 남다른 사람으로 여긴다는 우스개가 있다.
올 겨울(작년 12 월 ~ 금년 2 월)은 예년 보다 퍽 포근한 겨울 날씨일 것이라고 기상청이
말 했는데 오히려 예년 보다 매서운 강추위가 계속되니 어쩐 일이냐고 볼멘소리다.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상청장은 사퇴하라고 하고 싶은가 보다.
자신에게 내일 어떤 일이 생길른지 짐작도 못하면서 기상청에 대고는 두 달 석 달 앞의
날씨를 정확하게 예보하라면 말이 되는가?
큰 돈을 들여서 기상 관측용 수퍼 컴퓨터를 사더니 그 것(기상 장기예보)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느냐고 삿대질을 하는 아주 소수의 어르신들 께 하는 말이다.
하늘의 생각은 그까짓 수퍼 컴퓨터의 어설픈 정보 처리 능력은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다.
그 말도 우스개다.
금방 한 날 두 날이 가면서 지난 날을 잊기 마련이며 싫든 좋든 새 날 새 계절을 맞이하고
흘려 보내면서 우리는 늙어 간다.

  오늘 立春이다.
옛 사람들 생각으로는 입춘이 새해의 시작이었다.
아무리 좋았건 궂었건 세상사 호락호락하지 않았기에 묵은해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
'새판’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것 있지 않은가?
고스톱 판에서도 지난 판에서 광박을 썼건 쓰리고를 맞았건 새로 받는 판에서는 실수 없이
욕심내지 않으면 나도 최소 따르릉 양박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앉음새를
바로하며 버티고 또 기어이 그 소망을 실현 시키지 않았는가 말이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앞날에 대한 열망의 길이와 폭이 反比例하며 짧고 좁아지는 것이
어쩔 수 없고, 세상의 누구도 希願했던 바를 모두 가질 수 없음도 세상의 이치임을 알고
있으나 혼자서 세우는 새해의 소망쯤이야 조금 넉넉하게 정했다 하여 누가 나를 탓 하리오.
두텁게 얼었던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스르르 녹아 흐르는 작은 물소리를 느끼면
봄이 머지 않음을 알지 않는가?
친구들 모두 戊戌年 大吉의 꿈을 반드시 이루길 바란다.

                                                    如    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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