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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이 양보하라"는 염수정 추기경, 무섭다
글쓴이 오마이뉴스  2014-08-27 14:06:33, 조회 : 619




모 일간지 기자 : 지금 세월호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가?

염수정 추기경 : (전략) 이 문제와 관련해 자꾸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가족들도 어느 정도 선에서는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뜻이 합해질 수 있으니까.

지난 2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기자간담회를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잘 마무리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교황은 방한 기간 세월호 유가족들을 매일 만나고 위로했다. 출국하는 그 순간까지 가슴에는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고, 출국 후 비행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황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은 '극한의 인간적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끝내 중립 못 지킨 추기경의 '유가족도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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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에너지 낭비 말자'고 주장했다.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 8월 27일자 2면 ⓒ 조선일보 PDF

교황 효과 때문인지 기자들은 염 추기경에게 세월호 해법을 물었다. 기자들은 "교황은 4박 5일 내내 세월호 문제를 챙겼다"며 "특별법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있는데 어떤 해결책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날은 김영오씨가 44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중이었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만나 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노숙투쟁을 진행하는 상황이었다.

질문을 받은 염 추기경은 의외의 말로 입을 뗐다. "(기자들을 향해)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나?"고 반문한 것이다. 이어 "아픈 가운데 벗어나야 한다"며 "유가족들의 아픔을 모두가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발언했더라면 그는 언론으로부터 최소한 '중립'이라는 해석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염 추기경은 "(유가족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 '유족들을 이용하는 사람'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고, 염 추기경은 더 나아가 "유가족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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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18일 정오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에 참석했다. ⓒ 청와대

지난 5월 1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강론에 나선 염 추기경은 "오늘 미사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특별히 유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염 추기경은 유족들의 아픔에 집중했다. 그는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이 어디 있겠나"라며 "졸지에 가족을 잃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중에 있는 유가족들을 만났지만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고 그냥 그들의 말을 들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서 "살릴 수도 있었는데...하며 울부짖던 한 어머니의 억울함을 깊이 공감했다"면서 "분향소를 떠나며 무죄한 이들의 죽음에 대해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음을 통감했다. 결코 이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5월 18일 미사 이후 약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석 달의 시간 동안 지방선거가 있었고, 여당이 선방했다. 이후 7·30재보선이 있었다. 예상을 뒤엎고 여당이 압승했다. 정치 지형도가 급변했다. 추락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회복했다. 그리고 교황이 4박 5일 기간 동안 방한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지난 석 달은 정체된 시간이었다. 그들은 여전히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거리에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야만의 시간'들이었다. 김영오씨는 8월 27일자로 4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진상규명을 요구한 이들의 처지는 오히려 곤궁해졌고, 바로 이 때 "결코 세월호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가려내야 할 것"이라고 했던 염 추기경은 "아픔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다른 말을 했다.

결정적 위기 순간에 '박근혜 구원등판'했던 염 추기경

정치적 해석을 불러온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을 비판하며 '대통령 사퇴촉구 미사'를 집전했다. 점차 비판이 확대될 기미를 보일 때 즈음 염 추기경은 한 미사시간에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염 추기경은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염수정 대주교의 발언은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에서 1면 기사로 반영하는 등 보수 진영의 큰 호응을 얻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과 비교해 보면 세월호나 사제의 정치 참여 해석이 사뭇 다르다. 앞서 교황은 방한 당시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며 노란 리본을 계속 착용한 이유를 설명했고, 사제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겐 의무"라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의 논리에 따르면 사제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란 말인가.

'이제 그만하자'는 염 추기경과 '나도 같은 마음'이라는 강우일 주교

강우일 주교는 이번 교황 방한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이었다. 제주교구를 맡고 있는 그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기도 하다. 강 주교는 지난 7월 25일 광화문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이 방문의 의미에 대해 <시사인>과의 8월 6일 인터뷰에서 "(극한 단식투쟁으로) 가족들 건강 다치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으니 '몸 추스르면서 하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면서 7·30 재보선 끝나고 정부와 여당 측은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광화문 시복미사 때 교황과 김영오씨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진행된 시복미사와 관련해 "(유가족들을 이동시키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한 강 주교는 이어서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가 그들을 끌어안고 미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유가족 철수는 처음부터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과 웅기군의 아버지들이 나무 십자가를 들고 진도 팽목항을 거쳐 대전으로 도보 순례하던 당시 상황을 두고 강 주교는 "(나무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간이 여의치 못해 같이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함께 걸었다. 교종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오씨의 단식투쟁이 45일째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를 비롯한 한국 사회는 극심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회는 멈춘 지 오래됐고 야당은 투쟁을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의 역할 또한 보이지 않은 지 오래다. 서울 한복판에서 유가족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청와대 앞에서는 유가족들이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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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수정 추기경과 함께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하고 있다. 교황의 옷에는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 배지가 달려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토록 극심한 대립의 순간, 한국 천주교의 수장 격인 추기경이 '유족도 양보하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던졌다. 이 발언을 정치적 중립이라고 해석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곧 4박 5일 방한 동안 교황이 준 감동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 그러나 강우일 주교의 발언처럼 모든 천주교 지도자들이 추기경과 같은 입장은 아니다.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그 발언을 한 추기경이 중요한 순간에 '유가족 양보'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의 정치성은 한국 천주교의 또 다른 숙제로 남을 듯싶다.

면죄부
착각하셨겠지...
이건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에 관련된 문제라는 걸.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 편에 서서 불의를 옹호하겠다는 의사표시라는 걸. 갈아앉아가는 배 안에 갇혀 속절없이 죽어간 자식들을 잊게 함으로서 그 자식들을 두 번 죽게한다는 사실을.

착각이 아니라면,
자식 잃은 부모들의 피눈물을 저당삼아 행여나 그 누구에게 면죄부라도 발행했다는 것인가? 부자촌에 안주하는 교회라는 교황의 걱정이 우려만은 아니었던가? 아, 진정으로 무섭다.
2014-08-27
19: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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